'김혜경 법카' 논란에 선 그은 김동연…개딸들 "수박이냐" 분노

입력 2023-10-19 17:10   수정 2023-10-19 17:11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국정감사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지사가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 관련 발언을 하면서다.
① 논란 일자 선 긋기 나선 김동연
김 지사는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의 경기도 국감에서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취임 후 법인 카드 사용에 대해 자체 감사를 한 적이 있냐'는 질의에 "감사를 하고 수사 의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지사는 또 "감사 결과 최소 61건에서 최대 100건까지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며 "그래서 업무상 횡령·배임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김혜경씨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법인 카드 감사'라고 언급했으나, 김 지사가 김 씨 사건을 상정하고 답변했다는 언론 보도가 뒤따랐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물론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 사이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기도는 논란이 일자 18일 해명자료를 통해 "17일 열린 국회 행안위 경기도 국감 내용에 대해 일부 언론과 유튜브 방송 채널에서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자체 감사 결과 김혜경씨가 법인카드를 최대 100건까지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일부 언론 보도 및 유튜버들 표현에 대해선 "감사 결과는 배모씨(제보자)가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집행한 것이 의심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1년 전 감사를 경기도가 뭉갰다는 주장에 대해선 "감사 결과 2022년 3월 배모씨에 대해 고발 조치하고, 같은 해 4월 감사 결과를 경기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감사와 경찰 고발은 김동연 지사 취임 전의 일로 김 지사가 관련 내용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가 이날 김혜경씨를 직접 겨냥해 발언한 것이 아닌 만큼, 확대 해석이나 왜곡은 삼가달라는 게 경기도의 입장이다.
② 작년엔 "분명히 문제 있다" 지적…李도 인정

그러나 관련 의혹이 결국 공범으로 지목된 김혜경씨를 향하고 있는만큼, 김 지사의 이러한 발언이 김혜경씨나 이 대표와 전혀 무관하게 해석될 수는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미 김 지사는 지난해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시절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이던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문제가 명확하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5월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선 때 불거진 이 대표 관련 의혹들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법인카드 같은 경우는 분명히 문제가 명확하게 있다"고 답변했다.

또 김 지사는 이 대표를 둘러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 FC 의혹도 언급하며 "대장동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됐든 경찰이 됐든 분명하게 조사하고 수사해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지사가 되면 진상규명에 협조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특검이 됐든 검찰이나 경찰 수사가 됐든 의사결정이나 진행되는 절차에 있어서 분명하게 진위를 가려내자는 입장"이라며 "(이 대표도) 대선 중에 특검을 수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아주 확실하게 수사해서 분명히 밝혀내는 것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기지사 선거에서 대장동 문제나 법인카드 문제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생각을 금할 수 없다"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겠지만 이것이 어떤 정치적인 목적이나 의도로 정의되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다음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 지사가 김혜경씨 관련 의혹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동의하냐'는 질문에 "문제가 있다. 제 불찰이라고 전에 사과도 드렸지만, 어쨌든 의전 담당은 지사 의전을 담당하고 배우자는 공식행사에서 의전만 해야 하는 데 사적인 도움을 몇 차례 받은 게 있으니까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진상 규명에는 저도 협력한다"면서도 "문제는 법인카드를 제 아내가 쓴 게 아니다. 제 아내가 법인카드를 쓴 것처럼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제 아내가 의전 담당 공무원에게 사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게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③ 개딸들 "수박이다" 비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현재 김 지사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모인 '재명이네 마을' 네이버 카페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은 김 지사 국감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를 뜻하는 말)이다"라는 격앙된 반응을 처음에 내놨다가, 이튿날 김 지사가 김혜경씨 언급은 없었다면서 해명을 내놓자 "역시 김동연이 그럴 리가 없다"면서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19일에는 "김동연은 차기 대선 욕심이 많은 사람", "굳이 100건이라고 얘기는 안 해도 됐을 것 같다", "기사가 내내 도배됐는데 반박도 늦게 하고 믿음이 안 간다", "당선만 되면 이재명처럼 될 줄 알았나 보다. 혐오감 상승이다" 등 비판으로 김 지사를 향해 불만이 쏟아졌다.

김 지사의 최근 페이스북 글에도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 도지사 자리 걸식하더니 당 대표 등에 칼 꽂고 대선 후보 되시려는 거냐", "배신자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민주당 탈을 쓰고 도지사 자리 앉아 차기 대권에 꿈을 품고 있다", "이재명 도움으로 도지사 된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 등 비판 댓글이 달렸다.

민주당 온라인 당원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는 김 지사를 겨냥한 비판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김 지사를 겨냥해 "지난 정권에서 제2의 윤석열 (대통령) 같은 냄새가 난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당에 대한 충성도는 없어 보이고 마치 본인이 잘나서 당선된 것 같이 행동한다", "수박은 다 똑같다" 등 비난 글도 보인다.
④ 재점화된 이슈…野 내부서도 엇갈린 반응
민주당 내부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김 지사 국정감사 발언과 관련해 김의겸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설사 일부 그런 내용이 나온다 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경중이 있지 않겠냐.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민주당이 진위를 파악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관련 이슈를 공략하고 있다.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같은 당 김동연 경기도지사까지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인정했다"며 "범죄 혐의자는 방탄 비호를 받고 있고, 공익 제보자는 숨어지내며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이 민주당이 말하는 정의냐"고 반문했다.

한편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는 지난 8월 10일 이 대표의 배우자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청 별정직 사무관 배모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배씨는 2021년 8월 2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김혜경씨가 당 관련 인사 3명과 식사 자리를 가질 때 김씨를 제외한 3명의 식사비 7만8000원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배씨의 법인카드 유용 규모는 150여건, 2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가 했던 김혜경씨 관련 의혹은 전날 공익제보자가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열면서 재점화된 분위기다. 관련 의혹을 공익 신고한 조명현 씨는 19일 예정된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하려고 했으나 민주당 반발로 무산됐다. 조씨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와 부인 김혜경 씨가 해온 일은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절대 있어서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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